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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레벨업/반병리뷰

[가을/겨울 향수] 달콤한 무화과와 우디함의 조화, BDK 그리스 샤르넬 Gris Charnel

by liloandstitch 2023. 11. 3.

나는 개인적으로 겨울을 좋아하는데, 물론 예쁜 코트와 머플러도 좋지만, 나는 겨울이 향수의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향은 사실 맡는 사람 (본인이나 타인)의 기분과 상태에 큰 영향을 받는데, 푹푹 찌는 여름은 너무 더워 향을 즐길 새가 없다. 상쾌하고 가벼운 향만을 찾게 되며, 너무 달거나 진하면 오히려 울렁거리는 느낌을 주기 십상이다. 

 

하지만 겨울은 날씨도 춥고, 내부는 히터 바람으로 발향력도 좋아지고, 레이어하는 옷이 많아 향 레이어링하기에도 완벽하다

(그렇다 나는 극단적으로 여름을 싫어하고 겨울을 사랑한다..ㅎ) 

 

가을에 날씨가 쌀쌀해지며 자켓을 꺼냄과 동시에 파우치로 바로 넣은 향수는 바로 오늘 소개할 파리 기반 향수 브랜드 BDK Parfums의 그리스 샤르넬 Gris Charnel이다. 

정말 나만 알고픈 향수라 올릴까 말까 백번 고민하였다.. 

 

그리스 샤르넬은 BDK 파퓸의 핵심 컬렉션인 파리지앵 컬렉션 (Collection des Parisiennes) 중 하나이며 베스트셀러 중 하나라고 한다. 한국에는 한섬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아직은 조말론, 르라보, 딥티크만큼은 보이고 있지 않다(다행이다) 

 

그리스 샤르넬(Gris Charnel)은 불어로 번역기를 돌리면 회색 육체...? 이런 번역이 나오는데 향수 작명 스토리에는 회색빛 하늘의 파리에서 맞는 아침, 그리고 침대에 폭 싸여있는 장면의 상상되는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향수 액체도 짙은 회색빛이다. 

이미지 출처: waxybeauty.com

 

그리스 샤르넬의 노트는 아래와 같다 

탑노트: 무화과, 홍차, 카다멈

미들노트/하트노트: 아이리스, 버번 베티버

베이스 노트: 인도 산달우드, 통카빈 

 

향수 전문 사이트 Frangrantica에 조회를 하면 가장 주된 노트는 우디와 따뜻한 스파이시한 향이라고 한다. 오히려 달콤함과 흙향은 아래에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계절은 가을과 겨울이다. 봄도 대다수 사용하긴 했으나 따뜻한 날보다는 쌀쌀한 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Fragrantica 에 나온 BDK 그리스 샤르넬 리뷰
주 사용 시간은 저녁을 많은 사람들이 투표했으나, 쌀쌀한 겨울에는 낮에도 완벽한 향수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어떤 분께서 좋은 향이다~~라는 이야기 들은걸 '호드백 받았다'라고 하시던데 내가 가장 호드백 받을 향수는 이 향수와 여름의 크리드 베티버 향수라고 생각한다. 

2023.09.25 - [취향 레벨업/반병리뷰] - [베티버 향수] 나만 알고픈 중성적인 여름용 데일리 향수,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

 

[베티버 향수] 나만 알고픈 중성적인 여름용 데일리 향수,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

원래 옷 입는 스타일은 진짜 다양하지만, 가장 주는 슬랙스/또는 심플한 스코트 + 셔츠 레이어드 + 겨울에는 코트를 주로 입는다. 나의 옷장에 프릴과 레이스란 없다. 향수를 쓰면 쓸수록, 점점

homealonediaries.tistory.com

 

 

나는 무화과 향수에 대해 사실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바로 르라보의 인기 제품은 떼누아를 시향 후 바로 구매하였는데, 사용하면서 그 무화과와 홍차 향 때문에 오히려 울렁거리고 뭔가 속이 메슥거렸다. 정말 느낌으로 설명하자면 차를 오래 탔을 때 멀미하는 느낌이 계속 났고, 결국 다섯번도 안쓰고 당근으로 팔았다. 그래서 나는 무화과 향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청담 리퀴드 퍼퓸바에서 시향을 하고 나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딱 뿌리자마자는 카다멈이 오히려 가장 앞장을 치고 나온다. 카다멈의 스파이시함이 바로 그 미식거리는 밍밍한 향을 딱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그냥 담백한 카푸치노에 시나몬을 뿌리면 풍미가 살아나듯, 카다멈의 과하지 않으나 따뜻한 향이 무화과와 홍차의 일차원적인 향긋함을 3D로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뭔가 카다컴의 알싸함과 홍차의 잎향? 이 합쳐져서 토바코 향 비슷한 느낌을 낸다. 여성분들 중 토바코 향 느낌을 내는 제품을 찾고 있는다면, 추천을 하고 싶다. 참고로 토바코 향은 담배냄새와는 정말 다르다!!! 매캐한 향이 아닌, 뭔가 시가&위스키바에서 날듯한 묵직하고 스모키 한 매력적인 향이다. 

 

그리고 20분 정도 지난 후에는 베티버의 쌉싸름함과 아이리스의 파우더리함이 함께 올라오는데, 이 조합을 상상해낸 조향사는 정말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와 도전을 해본 분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베이스노트의 샌달우드와 통카빈의 향이 남는다. 무화과와 카다멈이 탑노트라 향이 빠르게 날라갈것같았는데, 통카빈의 달콤함과 샌달우드의 우디 함이 유사해 향의 지속력이 굉장히 오래 남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매와 바람에 계속 노출되는 계절에도 bdk 그리스 샤르넬을 뿌린 날에는 정말 향이 하루종일 가서 기분이 참 좋다. 

나는 향수를 여러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해서 작은 사이즈 구매를 선호한다. 리퀴드 퍼퓸바 매장에는 그 당시 풀 사이즈인 100ml 밖에 없었으나, 한섬 온라인 사이트로 트래블 사이즈를 구매했고, 그 이후 다른 향들도 맡아보고 싶어 BDK 공식 홈페이지에서 트래블 사이즈 세트를 구매했다. (세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Pas ce coir과 Sel D'Argent였는데, 이 향들도 곧 후기를 들고 돌아오겠다. 개인적으로 BDK는 우디 함이 강점이고 플로럴이나 달달한 향은 그다지 나의 취향은 아닌 것으로... 판결 땅땅.. ) 

 

종합적인 의견은, 그리스 샤르넬은 정장을 입고 출근할 때, 저녁에 분위기 있는 곳으로 모임/데이트를 나갈 때, 추운 겨울 겹겹이 입고 전시회를 갈 때 참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반이나 쓰구, 하도 많이 가지고 다녀서 지저분해졌다..ㅎ

 

 

++ 추가로 남성분들 중 달달한 향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그리스 샤르넬이나 카다멈과 우디 함이 더 강한 그리스 샤르넬 엑스트레 제품을 추천한다. 두 제품 다 한섬이 한국으로 데려온 향수 전문 편집샵인 리퀴드 퍼퓸바에 있으니 꼭 시향 해보길 추천한다. 리퀴드 퍼퓸바의 가장 큰 매장은 청담에 있고, 더현대 등의 백화점에도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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