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옷 입는 스타일은 진짜 다양하지만, 가장 주는 슬랙스/또는 심플한 스코트 + 셔츠 레이어드 + 겨울에는 코트를 주로 입는다.
나의 옷장에 프릴과 레이스란 없다. 향수를 쓰면 쓸수록, 점점 중성적인 향을 구매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래서인지 프루티, 플로럴 향만 나는 향수보다는 조금 톡 쏘는 페퍼 또는 묵직한 우드가 무게 있게 들어오는 제품들을 선호한다.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져서 그렇지만, 정말 여름에는 숨 쉬는 그 자체도 푹푹 쪄서 향수고 뭐고 손이 안 가던 중에, 나의 최애템이 된 제품을 소개한다. 실제 한 여름을
다 사용해 보고, 리뷰를 뒤늦게 올린다 ㅎㅎ
오늘 소개할 향수는 바로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
검색 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는 남자친구, 오빠 선물 추천 리스트에는 자주 등장하는 제품이었는데, 향이 궁금하여 시향을 해보곤, 30분 후 카운터로 와서 바로 결제를 해버렸다. 녹색의 시원한 호숫가가 생각나는 보틀처럼 향도 쌉싸름하면서 포근한 풀향과 함께 이국적인 (내가 느끼기에는) 매력적인 레몬그라스 같은 향신료 향이 들어와 동남아 여행을 온 느낌을 주었다. (원래 조향사 분께서 의도한 바는 지중해이나.. 나에게 가까운 것은 동남아이기에). 뭔가 강가에 있는 고오오오오급 리조트에서 밤산책 할 때 날것같은 이국적이면서 상쾌한 향이다.
유명 향수 조회 사이트인 fragrantica에 의하면,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는 유니섹스 제품이며, 가장 많이 느껴지는 향은 citrus, woody, aromatic, earthy라고 한다.
베티버라는 원료가 생소할 수 있지만, 베티버는 식물이며, 주로 향을 뿌리에서 채취한다.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 는 뿌리의 향과 잎을 모두 사용하여 프레시한 향을 조향 했으며, 지중해 향신료와 블랜딩 했다고 한다.
탑노트는 진저, 만다린, 베르가못
미들노트는 아이티의 베티버, 마이소르 산달우드, 그리고 플로렌틴 아이리스
베이스노트는 머스트와 앰버그리스가 들어있다.
내가 느낀 건 earthy > aromatic > citrus 이 순서인 것 같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예를 들면 아쿠아 디 파르마 시트러스 라인) 만큼의 강한 시트러스 향이 아닌데, 진저가 잡아주어서 인가라는 생강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생강향이 짙지는 않았으나, 생강을 싫어하는 분들도 종종 있으니 꼭 매장에서 사전 시향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크리드는 매장도 많고, 탑노트니 백화점을 몇 바퀴 돌면 바로 30분 내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들노트의 산달우드와 베이스 노트의 머스크가 무게감을 잡아주고, 미들노트의 아이리스가 파우더리함을 주어 여성분들이 뿌릴 수 있도록 부드러움을 준다.
2004년에 출시되었는데, 아직도 메인 제품 중 하나인걸 보니, 트렌디한 제품도 아니고, 타 향수에 들어가는 베티버 원료를 중점적으로 조향 한 제품이니 호불호도 많이 갈리진 않을 것 같다. 실제 fragrantica에 나온 호불호 평점도 양극으로 갈리는 게 아닌 좋은 평이 훨씬 많았다.
오히려 다른 사용자의 리뷰에는 발향력과 지속력이 엄청 세지는 않다는 리뷰가 있는데, 프레시한 향수의 특성상 지속력이 짧은 것도 있고, 오히려 너무 오래 남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거나 밀폐된 장소를 간다면 딱 뿌리기 좋은 정도의 발산력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강해서 눈치 보이는 보는 제품은 나도 모르게 손이 잘 안 간다.
쿠팡 또는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향수 공병이 많은데, 그곳에 담아 가방에 지니고 다니면 딱 좋다.
https://link.coupang.com/a/baHTop
내추럴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어 깔끔함 + 중성적인 옷 스타일 또는 요즘 유행하는 올드머니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딱인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다. 바스락 거리는 셔츠, 리넨, 얇은 블레이저와 잘 어울리는 향수라고 생각한다
판매저는 오프라인 크리드 매장은 물론 백화점 별 온라인 몰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50ml는 35만 원으로 나는 구매했다. 만약 향수를 좋아하기 시작했거나, 컬렉팅을 하고 싶다면 작은 용량을 구매해서 많이 사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르라보 시트롱을 100ml로 구매했다가 어느 날 사용했다가 정말 화장실 찌렁내가 나서... 반 병이나 남은 양을 버린 적이 있다. 1년이 지나면 이렇게 향이 변할 수 있으니.. 작은 용량으로 빨리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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